본문 바로가기
대구MBC NEWS대구MBC 생활 문화지역건강정보약손플러스

[약손+] 의사의 눈으로 본 '그리스·로마 신화' ⑪ 마음의 병, '나르키소스'

전 세계 작가와 예술가, 철학가들이 영감의 원천으로 꼽는 '그리스·로마 신화'는 오랜 세월을 이어오며 현대 문명에까지 다양한 흔적을 남겼습니다. 그 가운데 의학 분야도 예외는 아니겠죠. '그리스·로마 신화'에 얽힌 다양한 의학 이야기의 세계, 계명대학교 동산병원 신경과 전문의 유수연 교수와 떠나보시죠.

[윤윤선 MC]
신화 속 이야기처럼 정말 우리 현대 의학의 암도 헤라클레스한테 딱 밟히는 것처럼 빨리 밟힐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런 생각도 듭니다. 마지막으로 알아볼 신화 속 의학용어가 현대인들을 참 힘들게 하는 마음의 병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역시나 마음의 병도 오래전부터 참 이야기가 많이 돼왔던 것 같아요?

[유수연 신경과 전문의]
마음의 병은 워낙 다양하죠. 저희 정신건강의학과적인 질환은 다양한 게 있는데 그중의 하나가 성격장애라는 게 있습니다. 성격이 약간 인격에 좀 특이한 모습을 보이는 건데, 그중에서 병의 이름 중의 하나가 어떤 신화 속 인물에서 따온 건데요. 나르키소스라고 하는, 나중에 수선화로 변하게 되는 어떤 청년의 이름이 되겠습니다.

이 청년은 강의 신과 물의 요정 님프라고 하는 요정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인데 특징이 잘생김입니다. 너무 잘생겼어요. 그러니까 외모가 너무 뛰어나서, 지금으로 치면 정말 아이돌 같은 느낌이었는지 모든 여성이 구애를 하는 거죠, 너무 잘생겼으니까. '나랑 한번 만나 달라.' 이렇게 하는데 성격이 좀 매몰찼대요. 내 취향이 아니면 안 만나는 그런 분인지 그냥 안 만나요, 만 해도 되는데 굉장히 좀 약간 차갑게 거절하는 철벽을 치는 스타일이었나 봐요. 그래서 너무 강하게 밀어내니까, 사실은 계속 거절당하면 마음이 아프잖아요. 그래서 여성분들의 원망이 많이 쌓인 거죠. 그래서 원망이 쌓이다 보니까 '그럼 얘가 좀 불행해졌으면 좋겠다' 기도를 하게 되는 거죠. 그래서 사랑을 모르는 얘한테 벌을 내리기를 기원하니까, 또 이제 그리스 신화 속에서는 복수의 여신이 있거든요.

복수의 여신은 또 적절한 그게 들어오면 접수해서 벌을 내려주는 역할을 합니다. 그래서 보니까 여자들이 너무나 간절하게 원하는 거예요. 그래서 그럼 내가 벌을 내려줄게 해서 절대 이루어질 수 없는 상대와 사랑에 빠지도록 벌을 내립니다. 그 상대가 바로 물에 비친 자기 모습인 거예요. 자기 자신을 사랑하게 된 거죠. 그런데 물에 비친 모습이니까 뭐 어떻게 더 잘 될 수가 없잖아요. 물에 아무리 말 걸어도 물이 나올 것도 아니고 물 건드리면 없어지고. 그냥 물만 줄곧 바라보면서 점점 말라 죽어가는 거죠. 그래서 결국에는 나중에 너무 마르다 못해서 거의 삐쩍 말랐을 때 결국에는 안타까운 마음에 신들이 꽃으로 변하게 했다. 그래서 수선화로 변했다고 하거든요. 수선화 모양이 딱 고개가 꺾인 사람처럼 그 꽃이 물을 보고 있어서 나르키소스의 변신한 모습이라고 여겨지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제 나르키소스가 자기만 사랑하잖아요. 진짜 자기만 사랑하는 정신과적인 질환이 있거든요. 보게 되면 그게 바로 '자기애성 성격장애'입니다. 보통 성격장애는 A, B, C군이 있고 그 안에 한 10가지 병이 있는데 그중에 B군의 성격장애 중의 하나고. 나르시스틱 퍼스널리티 디스오더(Narcissistic Personality Disorder)라고 영어 이름이 있는데, 이 나르시스틱이 나르키소스의 이름이 들어가는 거죠. 그래서 특징을 보면 이 질환이 있는 분들은 과장된 자존감, 칭찬에 대한 욕구가 너무 강하고 그런데 또 타인의 마음은 별로 배려하지 않아요. 어떻게 보면 약간 나르키소스 같아요. 남의 마음은 이해 못 하고 자기만 사랑받기 원한. 그래서 그런 것 때문에 타인들을 힘들게 하고 인간관계에 문제가 생길 수 있으니까 이런 병을 진단할 수도 있고, 그런데 정확하게 진단을 하기 위해서는 결국에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선생님을 만나서 정확하게 상담하고 면담하고 진찰해서 진단을 받는 게 중요합니다.

(구성 이규혁)

석원

추천 뉴스

최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