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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손+] 의사의 눈으로 본 '그리스·로마 신화' ⑩ '카르시노스'와 '캔서(암)'

전 세계 작가와 예술가, 철학가들이 영감의 원천으로 꼽는 '그리스·로마 신화'는 오랜 세월을 이어오며 현대 문명에까지 다양한 흔적을 남겼습니다. 그 가운데 의학 분야도 예외는 아니겠죠. '그리스·로마 신화'에 얽힌 다양한 의학 이야기의 세계, 계명대학교 동산병원 신경과 전문의 유수연 교수와 떠나보시죠.

[윤윤선 MC]
우리가 흔히 썼던 아킬레스건의 어원에 관해서 이야기를 해 주셨는데요. 이번에는 이거는 항상 어두운 주제로만 다뤘었는데 현대 의학에서도 아직 정복을 하지 못한 암에 관련된 이야기입니다. 영어로 암을 뜻하는 말이 캔서(cancer)인데 이것 역시도 신화 속에서 나온 이야기라고요?

[유수연 신경과 전문의]
네, 캔서(cancer)가 신화 속에서 어원이 나오게 되는데요. 저희가 암을 영어로 칼시노마(carcinoma)라는 표현도 씁니다. 캔서 혹은 칼시노마. 그런데 칼시노마가 신화 속에 나오는 괴물 이름에서 따온 이름이거든요. 그래서 보게 되면 카르키노스라는 괴물과 관련된, 카르키노스가 칼시노마가 된 거죠. 이 괴물은 어디서 나오냐면, 사실은 이름 자체가 되게 낯선 분들이 많으실 거예요. "이런 괴물이 나와? 얘가 누군데?" 이러는 분들이 대부분인데 헤라클레스가 12가지 시련을 겪는 게 나오잖아요. 최고의 영웅인 헤라클레스가 여러 가지 시련을 겪게 되는데 그중에서 아마 히드라와 싸우는 이벤트는 아시는 분이 꽤 있을 겁니다.

히드라라고 해서 머리 9개 달린, 불사의 머리까지 달린 괴물인데, 히드라는 사실은 요즘에 마블 영화에서 나쁜 집단인 하이드라, 이런 식의 이름의 어원이기도 하거든요. 그래서 히드라라는 괴물과 싸우는 이벤트가 굉장히 유명한데 히드라와 싸울 때, 헤라클레스가 막 싸우고 있는데 이 히드라도 사실은 헤라 여신이 헤라클레스와 싸우라고 시킨 거거든요. 왜냐하면 헤라 여신은 자기 남편이 바람피워서 낳은 아들인 헤라클레스를 너무 미워했어요. 그래서 헤라클래스가 어떻게든 좀 힘들었으면 좋겠고 이래서 히드라와 싸우게 하는데, '히드라 혼자 싸우면 좀 힘들지 않을까. 그러면 얘네 편 하나 더 보내주자' 해서 1명을 더 파견합니다. 파견직으로 카르키노스가 가게 되는데 이 그림에서 보면 헤라클레스 발밑에 이렇게 조그만 게 같은 게 하나 보이잖아요. 그러니까 딱 이제 용감하게 나와서 헤라클레스를 해치우기 위해서 뒤꿈치를 공격을 했는데 결국에는 상처를 입히지 못하고 그냥 밟혀 죽습니다. 등장은 하는데 헤라클레스에게 밟혀 죽고 끝나는··· 잠깐 나오거든요.

그래서 그 괴물이 바로 게 모양의 괴물인 카르키노스인데 어쨌든 그래도 비록 빨리 물러났지만 열심히 일했잖아요. 그러니까 열심히 일했으니까 헤라 여신이 상사 입장에서 노력을 많이 했다. "그래도 넌 노력을 했으니까 내가 별자리를 만들어줄게" 해서 게자리, 형도 12궁 중 하나인 게자리가 됩니다. 게자리도 사실 이름이 캔서죠. 그래서 게자리가 되는 그런 괴물이어서, 게자리는 아는데 얘 이름을 아무도 모르셔서 제가 한번 같이 보여드립니다.

그런데 왜 게가 암의 어원이 됐을까, 사실 궁금하실 거거든요. 그래서 보게 되면 저희가 게자리라고만 알고 있는데 얘가 왜 암의 어원일까, 보면 사실 히포크라테스가 붙인 이름입니다. 히포크라테스가 예전에 암에 걸린 장기를 봤더니, 원래 암에 걸리게 되면 암이 암세포가 막 증식을 해야 하니까 영양분이 많이 필요해서 혈관이 주위에 막 생성이 됩니다. 저희가 혈관이 신생 된다고 하는데 혈관이 막 생기다 보니까 울퉁불퉁해지거든요, 그 모양이. 굉장히 딱딱해지고. 그런데 그 모양을 보니까 게의 등딱지와 비슷한 거죠. 그러니까 그 당시에는 아마 이렇게 보이는 암이라는 거는 외부에 있는 암밖에 못 봤기 때문에, 옛날에는 배를 가르거나 하지 않으니까 이제 유방암 같이 외부로도 보일 수 있는 암을 보고, 암이 오래됐으니까 이게 막 아주 울퉁불퉁하고 딱딱한 모양이 된 걸 보니까 '이게 모양이 게의 등껍질 같네?' 그래서 카르키노스 같다 해서 이름을 붙인 거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래서 암의 이름이기도 하고 제가 아까 말씀드렸듯이 황도 12궁 중의 하나인 게자리의 이름으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이동훈 MC]
앞으로는 게를 먹을까 말까, 살짝 고민도 될 것 같습니다. 이 게의 형상은 워낙 상징성이 크다 보니 암학회 쪽에서 로고로도 이용이 된다는데 사실인가요?

[유수연 신경과 전문의]
대한암학회의 로고를 아마 찾아보시면 대한암학회, 우리나라 암 전문하시는 분들이 모인 학회인데, 대한암학회 검색해보면 거기에 어떻게 보면 생뚱맞게 게가 들어 있습니다. 태극마크 앞에 게가 있는데 사실 모르고 보면 이게 왜 있을까 모르실 수도 있고 게가 발암물질인가 오해하실 수도 있겠지만 그런 뜻은 아니고 암이 캔서이기도 하고, 게가 캔서라고 불리기도 하기 때문에 그래서 게를 넣어서, 굉장히 신화와 관련 있는 의미 있는 로고가 되겠습니다.

(구성 이규혁)

석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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