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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 어느 의대 교수의 헛웃음 "정부가 의대 교수 늘린다고요?···그냥 웃지요"

정부는 의대 정원을 2천 명 늘리고 의대 교수도 확충한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의대 관계자들은 현실성이 떨어지는 이야기라고 일축하고 있는데요, 대구의 의대에서 보직을 맡고 있는 교수를 만나 주고받은 이야기를 정리했습니다.


교수 인력 확충? 예전과 달라
의대 졸업을 하면 국가고시, 의사 자격시험을 치고 합격하면 의사 면허증이 나오는 거죠.

의사 면허증이 나오면, 그러니까 의사가 되면 기본적으로 자기가 의료 활동을 할 수가 있는 거죠.

인턴 배우러 병원에 들어가면 임상을 배우면서, 인턴 레지던트 과정을 거칠 거고, 그런데 요즘 젊은 애들 상당수는 아예 그냥 개업을 해버리죠.

그걸 GP 개업이라 하는데 일반의라 그러죠.

그걸 GP, 제너럴 프렉티스라 그러고 일반 의사로 그냥 개업할 수가 있으니까 개업을 해버리는 거죠.

요즘 상당수들 의대 졸업생들은 개업하는데, 개업하기 전에 개인 병원 피부과나 성형외과 가서 배워와서 2, 3년 배워서 개업을 해버리죠, 인턴 레지던트 들어가는 대신에.

인턴 레지던트는 국민 생명을 다루는 걸 하는 거잖아요.

요즘은 그냥 미용 피부 이런 거 배워서 바로 개업한다는 거죠.

전문의가 되면 전문 과목을 표방할 수가 있어요.

내가 신경외과 전문의면은 병원 이름에다가 누구누구 신경외과 의사 혹은 신경외과 병원 이렇게 붙일 수가 있죠.

일반 의사는 전문 과목만 표시 안 하면 돼요.

그래서 무슨 의원 해놓고 그 밑에 진료 과목 해놓고 성형외과 피부과 쭉 다 써놓죠.


심화하는 전공의·전문의 기피 현상
지금까지는 의사들 대부분은 아, 이거 (전공의 과정을) 해야 한다고 했고 당연히 그랬는데 그걸 마치고 나와서 다시 전문의를 땄는데 소위 말하는 필수 과목을 내가 전공을 했는데 개업을 할 방법이 없는 거죠.

(개업 해도) 수지가 안 맞으니까 다시 피부 미용이나 비만, 이런 걸 배우는 거죠.

그렇게 개업하는 사람이 필수 의료 전문의 딴 사람 중에 80~90%가 돼요.

일부는 자기 분야를 개업했지만 결국 돈이 안 되고 그러니까 전문의를 따고 나서 다시 그걸(피부미용, 비만 등) 하니까 젊은 애들이 생각해 보니까 왜 전문의를 하지? 바보 같이? 이렇게 되는 거죠.

정부는 우리나라 의료가 지금까지 값싸게 버텨온 이유 중의 하나가 인턴 레지던트라는 그 과정이 있어서 가능했는데···

옛날에 의사 수가 적을 때는 전문의 과정을 마쳐서 개업을 하면 무슨 과목이든지 돈이 됐어요.

우리나라 의료원은 95%가 자기가 돈을 투자해 의료기관을 만들어야 합니다.

영국이나 독일이나 프랑스는 사회주의 국가니까 대부분 의료기관을 정부에서 만들어주는 거죠.

의사들은 월급 의사로 취직을 하는 거고.

우리나라는 의사가 경영해야 하니까 옛날에는 전문의 자격증을 따고 필수 의료를 전공하고 나면 병원에 취직하더라도 급여가 높다, 개업을 해도 돈이 된다 그러니까 누구나 전문의를 따야 한다고 생각을 하겠죠.

그런데 지금 필수 의료 쪽을 하는 사람들은 개업을 하기가 어려워지는 상황이죠.

수지가 안 맞으니까.

소아산부인과는 환자가 줄어서 그런 문제가 있고 수가도 높지 않고 수지가 안 맞는 거죠.

병원을 개설을 해서 예를 들면 (수십억 원 들여) 신경외과 흉부외과 수술할 정도의 세팅을 해놓으면 수술할 수도 없고 (의사) 여러 명이 하려 하면 투자도 돈도 많이 들고 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어려운 거죠.


석박사 과정 기피하는 이유
예전에는 인턴 레지던트 들어오면 (학위도) 해야 한다고 하니까 그냥 한 거죠.

옛날에는 의학 박사 이름이라도 써 붙여놓고 폼이라도 났지만 요즘 병원에 가서 이 사람이 박사인지 석사인지 누가 물어보는 사람 없잖아요.

젊은 사람이 생각하기에는 그걸(학위를) 해놓으면 대학병원에 교수 생활 하기 전에는 써먹을 데가 없잖아요.

그러면 왜 학위를 하느냐 이렇게 돼버리죠.

그래서 대학원도 지금은 다 미달입니다.

그렇게 된 지는 오래됐죠.

요즘은 전공의 중에도 자기가 정말 교수를 해야 하겠다고 생각하는 사람 이외에는 그걸 안 하려고 하죠.

전공의 수련 받는 데도 힘든데 그 학위까지 하기가 싫다는 거죠.

의대 교수 자체가 지금 안 그래도 부족하고 수급 자체가 안 되는데, 교수를 하나 만들려고 하면 전문의 과정 마치고 나면 전임의라고 펠로 과정을 보통 2년 이상 합니다.

(의대 예과 2년, 본과 4년, 인턴 1년, 레지던트 3~4년, 전임의 1~2년, 임상교수 1~2년. 남자는 군복무 하면 3년 추가. 보통 전임의 때 석사 과정을 하고 임상 교수 때 박사 학위를 하는 사례가 늘고 있음)

그러고 나서 교수 임용을 하는데 교수 임용되기 위해서는 자기가 논문을 미리 준비해야 해요.

교수 임용될 때 논문 점수가 있는데 그게 쉽지가 않아요.

국제 저명 학술지에 논문이 실려야 하고 뭐 이런 게 있는데 그걸 준비하려고 하면 교수 되기 위해서 노력을 많이 해야 하거든요?

그다음에 교수 되고 나면 어떠냐는 거죠.

왜 젊은 사람들이 요즘 교수를 안 하려고 하느냐, 첫째는 교수 하고 나니까 급여가 높지가 않죠.

의대 교수는 진료 수당이 조금 붙는데 교수 월급이 인상이 안 됐거든? 등록금이 안 올라가고 등록금 동결 뭐 이렇게 계속되니까 대학들이 교수 월급을 못 올려주는 거죠.

진료 수당으로 올릴 수 있는 건 한계가 있잖아요.

진료 수입이 엄청 늘어나야지 그게 되지만은 그렇지 않거든요?

거기다가 선택 진료비 특진비가 없어져서 의대 교수들 수당도 떨어진 대학이 많죠.

그렇게 되면서 의대 교수들이 밖에서 취직하든지 개업한 의사들보다는 수입이 많이 떨어지죠.

그런데 요구 조건은 까다롭잖아요.

힘들죠.

교수 돼서 승진하려고 하면 또 논문 점수가 있어야 해요.

그 논문을 준비하기가 쉽지가 않거든요? 공부를 열심히 해요, 그 교수들이 새벽부터 같이 나오고 밤늦게까지 연구실에 있고 막 이렇게 젊은 교수들이 노력해요.

그런데 수입이 많지 않으니까 집에서는 얼마나 컴플레인 하겠어요, 워라벨도 나쁘고? 그러다 보니까 젊은 교수들이 논문이나 이런 게 힘들어지면 일부러 임용 탈락도 해버려요.

중간에 나가겠다는 거죠.

그렇게 의대 교수 되기가 어렵고 유지하기 어려운데 정부에서 천 명을 늘린다 하니까 웃는 거죠.

지금 말이 안 되는 소리가 서로 모순되는 게 많잖아요.

가장 큰 모순이 뭐냐 하면 앞으로 대학병원들 전문의 중심 병원으로 가겠다 그랬잖아요?

그럼 전공의는 어디서 교육하고요?

정부 말대로 하면 전공의는 한 해 5천 명을 배출시키는데 그 교육은 어디가 시킵니까?

대학병원에서 인턴 레지던트를 뽑으면 그거는 나라에서 돈을 대주는 게 아니잖아요.

그럼 의료기관들은 무슨 돈을 벌어서 인건비를 그만큼 감당할 수 있냐 이거죠.

전문의를 그만큼 뽑고 전문의 중심 병원을 가고 인턴 레지던트도 더 많이 뽑아야 하고 그러면 그 많은 인건비가···

지금 전공의만 빠져나가도 대학병원들이 전부 도산한다고 난리인데 지금···

김철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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