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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 주 52시간 근무 선언한 의대 교수들···필수 의료 분야의 의사란?

의사들, 주 52시간 근무 선언
지난주 금요일, 그러니까 4월 5일 계명대학교 동산병원 교수회 비대위는 그간 비대위 소속 교수들이 제출한 사직서를 학교에 제출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4월 8일 월요일부터 주 52시간에 들어간다고 선언했습니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4월 8일부터 본격적인 주 52시간 근무에 들어간 것은 아닙니다.

당장 토요일 진료 중단도 어렵습니다.

계명대 동산병원 교수 비대위 관계자는 이렇게 밝혔습니다.

"지금 예약된 사람(환자)을 (진료하고 치료) 하는데 한두 주 시간이 걸릴 것 같아요. 그(전체 의대 교수) 중 몇 명(이 주 52시간 들어간다), 이렇게 말할 수는 없어요."

환자들을 치료하다 말고 다른 병원으로 보내거나 치료를 중단하기 힘들다는 것이죠.

또 병원 측은 토요일 진료를 이어갈 것이고 병원 차원에서 전면 주 52시간을 실시하지도 않는다고 했습니다.

계명대 동산병원 관계자는 "(병원) 보직자들은 다 (비대위) 소속이 아니거든요. 그분들은 토요일 진료도 하시고 비대위 차원에서 전면 (주 52시간) 하겠다는 건데, 안 하시는 분도 계세요, 비대위 중에서도."라고 밝혔습니다.

의대 교수들 가운데 비대위 소속이 아닌 교수들과 병원의 보직 교수들은 진료를 이어나간다는 것입니다.

상급종합병원 "주52 시간은 현실적 불가능"
보통의 직장인들은 주 40시간이지만 병원의 의대 교수들은 주 52시간도 부족한 것이 현실입니다.

게다가 지금은 인턴과 레지던트 등 의대 교수들을 도와 진료를 봐 줄 인력들이 병원에 거의 없는 상황에서 교수들까지 주 52시간 근무에 들어가면 병원은 지금보다 다시 절반 이상 진료를 줄여야 합니다.

현재 대구의 상급종합병원 6곳은 가동률이 50% 안팎입니다.

전공의들이 대신해 주던 당직을 의대 교수들이 대신하고 있는 상황에서 당직을 한번 서면 하루 24시간 근무를 하게 되죠.

지금까지처럼 당직 근무를 이어가려면 교수 한 명이 일주일에 적어도 두 번은 당직을 서야 합니다.

당직만 두 번, 48시간 근무가 됩니다.

당직 서는 날은 주간 근무도 한다지만 당직 두 번 서는 일주일 중 이틀을 제외하면 의대 교수는 4시간 근무를 하면 주 52시간을 채우게 됩니다.

의대 교수들이 전원 주 52시간 근무에 들어가면 상급 종합 병원들은 지금보다 진료 시간이 더 줄어들 테고 당연히 환자 감소로 이어집니다.

의대 교수들 상당수 "주 52시간 안 할 것"
대구의사회 비대위 관계자는 의대 교수들 주 52시간 근무 안 할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왜냐하면 그렇게(주 52시간 이상) 안 하면 환자를 못 보니까 대구에 있는 교수 선생님들 사실 명목상 주 52시간 걸어놓은 것이지 다 진료 봅니다."

중환자나 응급환자 위주로 상급 종합병원들이 운영을 한다지만, 이들 환자 대부분이 병원의 치료를 받지 못하면 생명이 위태로운 사람들이 많을 겁니다.

그런 환자들을 나 몰라라 하기는 힘들기 때문에 주 52시간을 고집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거죠.

필수 의료 분야의 의사들이란···
사실 상급종합병원에서 수련받는 전공의들은 당장 눈앞의 이익보다는 환자의 생명을 염두에 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의대를 졸업하고 의사 자격시험에 통과하면 전문 진료 과목을 표방하지는 못할 뿐 누구나 개원할 수 있습니다.

피부 미용, 비만 클리닉 같은 곳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굳이 상급종합병원에서 인턴 1년, 레지던트 3~4년을 고생하지 않고 상당수가 의대 졸업 후 돈 벌기 쉬운 진료 부문을 선택하다 보니 필수 의료는 몇 년 전부터 기울기 시작했습니다.

필수 의료는 특정 진료 과목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고 중증, 응급, 분만과 관련된 의료 분야를 지칭하는 것인데요, 전문의들은 당장 돈 벌기보다 자기 전문 분야에서 조금 더 임상을 통해서, 전문 지식을 쌓아서 환자를 보려는 사람들이죠.

그들이 한 달에 4백, 5백을 받는다 하더라도 결코 많은 돈이 아닙니다.

한 달 최저임금이 206만 원인데요, 토요일, 일요일 없이 전공의들이 하루 15시간, 20시간 일하는 것을 감안하면 사실상 최저 임금 수준이라고 합니다.

그런 전공의들이 한꺼번에 병원을 떠났으니 남은 교수와 전임의들은 오죽하겠습니까만 오히려 필수 의료 분야 쪽은 버틸만하다는 말이 나오기도 합니다.

이번 사태와 관련 없이 어차피 전공의가 부족했으니까요.

그렇다고 해서 이 상태가 길어지면 교수들도 사람인 이상 오래 버티지는 못 할 겁니다.

결국 정부의 입장 변화가 없이는 의료 공백 사태도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가 어렵다는 것이 의료계의 목소리입니다.

김철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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