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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 세월호 참사, 그리고 열 번째 봄···"똑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기 위해서는"

세월호 참사, 그리고 열 번째 봄
"나는 강의실을 옮겨 다니며 본 TV에서···"

"나는 산후조리원에서···"

"차 안에서···"

하던 일도, 있던 곳도 다르지만, 많은 사람에게 저마다의 기억으로 각인된 날이 있습니다.

2014년 4월 16일, 봄날입니다.

여느 봄과 다를 것 없던 봄날 하루에 28살이 되었을 안산 단원고 학생들을 비롯해 304명이 차가운 바다에서 안타깝게 희생됐습니다.

이후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추모가 이어지는데요. 10주기를 맞은 2024년에도 안산을 비롯해 곳곳에서 안타까운 희생을 잊지 않기 위한 기억식과 추모 행사가 진행됐습니다.

"안전을 위해 기억하자"
대구시교육청은 세월호 참사 10주기와 국민 안전의 날, 4월 16일을 맞아 오는 21일까지 '안전 주간'을 운영하는데요.

세월호 추모나 캠페인, 계기 교육 등도 학교 실정에 맞게 자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공문을 내렸습니다.

계기 교육이 이뤄진 학교도 있었는데요.

대구 달성군에 있는 한 초등학교에서는 2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기억과 안전'을 주제로 수업이 진행됐습니다.

2014년 4월, 당시 고1 학생이었던 4년 차 교사는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게 노란 리본과 세월호 모양의 그림을 보여주며 세월호 이야기를 풀어냈습니다.

큰 배가 왜 가라앉았냐는 아이들의 질문에 박효경 교사는 "정확히 아직도 원인은 몰라요. 하지만, 배가 너무 오래됐다는 이야기들도 있었고 그다음에··· 이만큼만 짐을 실어야 되는데 짐을 많이 실으려는 욕심 때문에 짐을 너무 많이 실어 가지고 기울었다는 이야기도 있어요."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세월호가 오래된 배가 아니었다면? 짐을 많이 싣지 않았다면? 선장이나 선원들이 사람들 곁에 끝까지 남았다면? 이런 참사가 있었을까요?"라고 되물어봤습니다.

초등학교 3학년부터 생존수영 수업이 도입됐고, 학교 현장에서도 여러 변화가 있지만 슬프다, 불쌍하다는 마음이 든다는 아이들에게 "이런 일이 앞으로 똑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기 위해 기억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합니다."라고 알려줬습니다.

아이들은 이런 일이 되풀이되지 않기 위해 기억해야 한다는 마음을 서툰 글씨로 써 내려가며 생명과 안전에 대한 중요성을 되새겼습니다.

아이들은 "나의 생명과 안전, 다른 사람의 생명과 안전도 소중하다. 나는 나의 안전을 스스로 지키는 방법을 알고 행동해야 한다."라고 씩씩한 목소리로 다짐했습니다.

대구 동성로에 마련된 시민분향소
대구 동성로에는 시민분향소가 마련됐는데요.

시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졌습니다.

가던 걸음을 잠시 멈춘 이들은 안타깝게 희생된 304명의 사진 앞에 헌화하고 추모하면서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습니다.

엄마와 딸, 할머니와 손녀가 함께 추모를 하기도 했는데요.

손녀와 함께 분향소를 찾은 시민 강순덕 씨는 내 자식한테 이런 일이 있었다면 얼마나 힘들겠냐며 눈물을 보였습니다.

"당장 나도 손녀 키우고 그랬으니…항상 마음이 아프지요. 정말로 이런 일이 없었으면 좋겠고··· 일어나기 전에 방침을 잘 정해서 우리 국민들이 안전하게 살 수 있는 그런 기회가 됐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세월호 참사 이후 우리 사회는 '사회적 참사'를 인식하고, 개인의 책임이 아닌 사회, 공동의 책임이 크다는 데 공감도 확대됐습니다.

하지만, 진실 규명을 외치는 유가족들의 외침은 10년 전이나 10년이 지난 지금과 같습니다.

그리고 여전히 제도적 안전망은 부족합니다.

송영우 대구416기억연대 집행위원은 "여전히 침몰 원인을 규정하고 있지 못합니다. 지금까지도 정보 공개가 제대로 되지 않아서 그날의 진상이 완벽하게 규명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10년이 지나는 이 시점이 안타까운 이유 중의 하나인 것 같고요."라면서 진상규명은 물론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했습니다.

"생명 안전 기본법 같은 법적인 정비가 이뤄져야 이런 사회적 참사가 일어나도 제대로 된 대비를 우리 사회가 할 건데 여전히 그런 법 제정도 지금까지 되지 않고 있다는 현실은 매우 안타까운 지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가슴에 묻은 304개의 별.

제대로 된 진상 규명은 물론 사회 안전망조차 갖추지 못했다는 슬픔과 안타까움이 여전한 가운데 세월호 10주기를 맞았습니다.

김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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