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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로' 집중 해부] ④대구로 협약 위반···대구시, 묵인한 이유는?

◀앵커▶
대구형 공공배달앱 '대구로'를 집중 점검하는 기획보도 순서입니다.


이 사업이 자칫 예산만 쓴 채 민간 운영 업체의 매각에 이용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는 소식 전해드렸습니다.

대구로 운영 업체와 대구시가 맺은 업무 협약을 들여다 보니, 다른 자치단체들과 달리 민간 운영 업체에 매우 유리하게 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심지어 대구로 운영 업체가 협약을 어기고 신설 법인에게 사업권을 넘기는데도 대구시가 승인해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심병철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대구로 운영업체가 2021년 3월 대구시와 맺은 '대구형 배달 플랫폼' 구축 운영 업무 협약서입니다.

운영 업체가 본사를 대구 이외 지역으로 옮기거나 협약과 관련이 있는 규정을 위반한 경우 등에만 협약을 해지할 수 있습니다.

공공 배달앱을 운영하고 있는 경상북도와 충청북도, 경기도 등과는 큰 차이가 납니다.

운영 업체의 활동이 협약 내용과 맞지 않거나 의무 불이행으로 판단될 경우 해지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세금을 투입하는 만큼 사업에 대한 구속력을 강화했지만 대구시는 그렇지 않습니다.

◀이동민 변호사 대구참여연대 법률지원단▶
"실제 협약서를 체결할 때는 해지에 관한 조항이 거의 없거든요. 한 1억, 2억짜리 땅 살 때도 그것보다 더 많은 해지 사유를 놔두는데 거의 뭐 천재지변과 같은, 이상이 아니면 해지가 안 되도록…"

이상한 점은 이것만이 아닙니다.

대구시가 다른 자치단체들과 다르게 대구로 운영 회사의 사업권을 다른 회사에 넘길 수 있도록 허용한 것입니다.

운영 업체가 최대 주주가 되어 법인을 신설할 경우 사전 동의를 받으면 가능하도록 했습니다.

◀이동민 변호사 대구참여연대 법률지원단▶
"신설 법인의 사업권을 넘겨주는 조항은 어떤 특정한 목적이 없으면 애초에 만들지 않는 조항이죠. 그런데 그 조항이 있다고 하는 거는 처음부터 물적이나 인적 분할을 염두에 두고 협약을 체결한 게 아닌가 하는 강한 의심이 듭니다."

공교롭게도 운영업체인 인성데이타는 서비스 개시 1년 뒤 대대적인 지배구조 개편에 들어갔습니다.

이 과정에서 기업분할로 생긴 같은 이름의 신설 법인인 인성데이타에 대구로 운영권을 넘겼습니다.

기존 인성데이타는 자회사인 바이크뱅크에 흡수합병되면서 사라졌습니다.

이 과정에 대구시와 협약을 맺은 기존 인성데이타가 협약을 어긴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협약서에는 서비스사업자인 기존 인성데이타가 신설 법인의 대주주가 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기존 인성데이타의 대주주인 황 모 씨가 신설 법인의 대주주입니다.

인성데이타 측은 문제가 없다고 말합니다.

◀인성데이타 관계자▶
"사업 자체를 그대로 인성에서 하는 거고 나머지 배달 대행하고 바이크 렌트 쪽은 이제 법인 분리해서 그쪽에서 사업하는 걸로 그렇게 분할을 한 거고요. 대구시와도 협의를 했고 그다음에 이제 달라진 게 하나도 없으니까…"

신설 법인이 권리뿐 아니라 의무도 승계한다고 하지만 대구시와 협약을 맺은 회사가 아니기 때문에 법적 다툼의 여지가 발생합니다.

◀이동민 변호사 대구참여연대 법률지원단
"신설된 인성 데이터는 모든 권리를 가져가고 그다음에 남아있는 바이크 뱅크가 모든 의무를 위험을 부담하는 것이기 때문에 만약에 바이크 뱅크가 없어진다거나 책임이 없어지는 능력이 없어지는 그런 경우에는 책임 소재 자체가 없어지는 거죠."

기존 인성데이타는 대구로 운영사가 되기 1년 전인 2020년 네이버와 매각 협상을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2022년 독립된 회사들로 나누는 인적 분할로 지분을 매각하기가 더욱 쉬워졌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대구시가 기존 인성데이타에 협약대로 이행할 것을 요구했다면 인적 분할은 불가능했습니다.

대구시의 특혜 의혹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지만 대구시는 해명을 거부했습니다.

◀대구시 관계자▶
"대변인실이랑 얘기를 했는데 저희 시는 아직 취재 관련해서는 (취재 거부) 기조가 변화가 없다고 그래서"
◀기자▶
"이거는 취재가 아니고 우리가 반론권 드리려고"
◀대구시 관계자▶
"죄송합니다. 저희는 답변을 드릴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대구시가 자신들에게 불리해지는 대구로 운영 협약 위반 사실까지 눈감아주면서 왜 운영 업체에 도움이 되는 행보를 보이는지 그 배경을 둘러싸고 궁금증은 더욱 커져만 가고 있습니다.

MBC 뉴스 심병철입니다. (영상취재 마승락)

[반론보도]'대구로' 집중해부 관련

본 방송이 2023년 7월, 8월 대구MBC 뉴스데스크 프로그램 등에서 ['대구로' 집중해부]라는 제목으로 공공배달앱인 '대구로' 사업자 선정과 운영 과정에 각종 특혜가 있었으며, '대구로' 운영사의 기업 분할 후 매각 가능성과 대구시가 이를 묵인한 의혹이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에 대해 대구로 개발 및 운영사인 인성데이타 주식회사는 대구시의 공정한 공모 절차를 거쳐 2021년 8월부터 '대구로' 서비스를 제공하여 왔으며, 회사 차원의 공격적인 투자로 대구로의 안정적인 시장 진입을 위해 노력하고 있고, 그 결과 배달앱 이용 실태조사에서 전국 공공앱 부문 대표주자로서 역할을 성실히 수행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알려왔습니다.

또한 인성데이타의 합병, 인적 분할 절차는 기존의 건물, 자산, 인력 전부가 동일성을 유지하면서 그대로 승계된 것으로 회사의 매각 절차와는 무관하고 이를 대구시가 묵인하였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혀왔습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 





심병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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