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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교사도 열광한 만화가 박시백] ② "이성계=홍명보+안정환+히딩크"

박시백 화백이 대중과 처음 만난 공간은 한겨레 신문의 '한겨레그림판'이었습니다. 당시 시사 만화계의 '넘사벽'으로 평가받던 박재동 화백으로부터 넘겨받은 건데요, 부담감을 이겨내지 못했기 때문인지 1년 뒤 다른 화백에게 넘겨줍니다.

1컷짜리 한겨레그림판 대신 박 화백은 '스토리'가 있는 '박시백의 그림세상'을 연재하는데요, 6년여 간의 한겨레신문 활동을 끝낸 뒤 박시백 화백은 역사 만화에 뛰어듭니다.

조선왕조실록, 일제강점기를 다룬 35년과 친일파 열전, 그리고 최근에는 고려사에 대한 만화도 시작했는데요, 시사 만화가가 바라본 우리나라 역사는 어떤 모습이었을까요?

[서상국 MC]
자, 그리고 시사 풍자 만화에서 대표적인 역사 만화가로 손꼽히게 되셨는데, 그렇다면 역사에 대해서는 언제부터 관심을 그렇게 가지셨었어요?

[박시백 화백]
이게 사실 역사라고 하면, 그 이전에는 제가 근현대사 쪽에는 관심이 있었는데, 처음 시작한 이 조선왕조사에 대해서는 그렇게 관심 있는 부분이 아니었어요.

[서상국 MC]
네.

[박시백 화백]
그런데 시사만화를 한 5년 정도 하고 나니까 이 시사만화가 저는 하중이 굉장히 커서 제가 '이 작업을 앞으로 5년, 10년 계속해서 해나갈 수 있을까?'라는 거에 대해서 심각하게 생각을 했고. 저는 일단 만화가로 평생을 살고 싶긴 한데 '이 작업은 좀 아닌 거 같다.

그렇다면 호흡이 길게 갈 수 있는 게 없을까?' 이걸 찾다가 우연찮게 '조선 정치사 쪽이 의외로 소개가 덜 됐는데, 사실 재밌는 이야기들이 많구나' 이렇게 생각해서 접근하게 됐죠.

[김규종 MC]
그 당시만 하더라도 조선왕조실록이 한글로 완역된 형편이 아닌 걸로 알고 있는데?

[박시백 화백]
막 돼서, 그래서 우선 CD로 제작이 돼서 전공자들한테 먼저 배포가 됐고. 이게 웬만큼 배포가 된 다음에 일반 대중을 상대로 제가 작업을 하기 직전에 판매가 되던 시점이었어요.

그래서 처음에 전사를 그냥 기존에 나와 있던 책들을 참고해서 하면 되지 않겠나 싶었다가, 보다 보니까 이게 다른 거예요. 어떤 게 다른 거냐면 동일한 사건을 가지고 해석을 달리하는 건 뭐 당연히 작가마다 다를 수 있는데, 사건 자체에 대한 팩트를 전달하는 게 작가마다 좀 다른 거예요. '이거 왜 그러지?' 그래서 어떤 사람은 뭐 야사에 기반했거나 어떤 사람은 실록에 기반한 게 아닐까라고 생각을 했고 그럼 이왕 조선왕조실록도 보급되기 시작했으니까 내가 이걸 구입해서 제대로 실록에 기초를 해보자 이렇게 생각을 했죠.

[김규종 MC]
13년이나 작업을 하셨는데 지치거나 힘드시지는 않았어요? 굉장한 작업인데요.

[박시백 화백]
처음에 반응이 좀 많이 오지 않을 때는 너무 호흡이 긴 걸 했나 생각이 들어서. 왜냐하면 짧은 거였으면 하다가 안되면 뭐 마무리 짓고 새로운 걸 또 모색하고 할 수가 있는데, 이건 애당초 한 10년 잡고 출발한 거기 때문에 조금 그런 초반 상황에서는 힘도 들었다고 생각이 드는데, 다만 사실 일반인들 생각을 해보면 누구나 뭐 한 직장에 가서 오랜 시간 동안 그 일을 하고 하잖아요? 때문에 이게 한 출판사에서 10년 이상 이렇게 한 가지를 계속할 수 있는 것 자체가, 어찌 본다면 저한테 안정된 직장처럼 느껴지기도 하는 거예요. 그래서 뭐 뚜렷하게 힘들었다기보다도 그냥 밀고 갈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김규종 MC]
굉장한 축복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물론 선생님 재능이 뒷받침했겠지만. 자, 그럼 차 선생님은 어떤 식으로 보셨어요? 조선왕조실록 맨 처음 보셨을 때?

[차경호 역사교사]
전 처음에 책으로 본 게 아니라, 당시에 인터넷 카툰만 소개하는 그런 사이트가 있었거든요? 그런데 거기에 시사만화들이 올라왔어요. 그런데 시사만화 중에 끼워서 조선왕조실록이 올라왔는데 역사 교사이기도 하고, 해석이 너무나 재미있는 거예요, 사실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제가 대학교 다닐 때만 해도 완역본 조선왕조실록을 다 보기가 어려웠거든요? 그래서 역사 교사라고 해서, 조선왕조실록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은 사람은 제가 볼 때는 거의 없다고.지금은 국사편찬위원회에 있기 때문에 필요에 따라 언제든지 들어가서 볼 수가 있지만, 그런데 제가 지금까지 알고 있었던 역사 지식보다 훨씬 방대하고, 거기다 화백님의 특징이 당시에 2002 월드컵 직후였기 때문에 예를 들어, 뭐 이성계를 소개할 때 홍명보의 작전 사령관적인 능력, 안정환의 개인기, 히딩크의 전략이 결합한 인물이다, 이런 식으로 소개를 해 놓았거든요?

그런 것들이 너무 쉽게 와닿고 그걸 학생들에게 써먹기가 너무 좋은 거예요. 그 당시에 이제 한 권 한 권 나오는 걸 너무나 기다렸던 그런 기억이 납니다.

[서상국 MC]
이렇게 조선왕조실록이라는 13년짜리 작업을 하셨고, 2020년에 일제 강점사를 다룬 만화 35년 전 7권을 내놓으셨단 말이죠. 그리고 또 1년 만에 친일파만 다룬 책 친일파 열전, 이렇게 내놓으셨는데 일제강점기에 또 친일파를 그리게 된 이유가 있으실 거 같습니다.

[박시백 화백]
음, 일단 일제강점기를 작업하는 건 조선왕조사가 말 그대로 조선왕조가 멸망하면서 끝났기 때문에 그에 이어지는 역사를 그리게 되는 건 좀 자연스러운 과정이었던 것 같고요.

그다음에 다만 그리면서 좀 주목을 했던 게, 그 시대의 어떤 주요한 사건들을 잘 소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35년 역사를 살아냈던 독립운동가들과 또 그와 정반대의 삶을 살았던 친일파들을 제대로 좀 많이 소개를 하자고 하는 게 중요한 목표였던 것 같아요.

그래서 실제 거기에 많이 공을 들였고 하다 보니까, 또 너무 많은 사람을 다루다 보니까, 이야기가 이제 좀 어려워지는 거죠, 책이. 그래서 7권으로 35년을 7권으로 냈는데 일반 독자들 접근하기가 영 쉽지만은 않은 것 같아서, 나중에 여기에 나와 있던 중요한 친일파들만 따로 추려서 이들을 다시 소개를 하자 하는 생각해서 친일파 열전까지 내게 됐죠.

[서상국 MC]
친일 인명사전을 구해서 보기 힘들다면, 요 책 한 권만 보면 될 것 같네요.

[박시백 화백]
그렇죠.

윤영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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