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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F(아프리카돼지열병) 확산 막는 110억 원 울타리 "무용지물"

◀앵커▶

대구문화방송이 마련한 기획 뉴스입니다.

지난 2019년 처음 발생한 아프리카돼지열병은 강원과 충북으로까지 내려왔습니다.

인접한 경북도 안심할 상황이 아니죠.

지난 연말(2021년) 환경부가 경북 북부지역에 야생멧돼지 남하를 막는 울타리를 설치했습니다.

110억 원이 투입됐습니다.

대규모 인원을 동원해 멧돼지 사체 수색과 포획도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불거졌습니다.

이게 오히려 감염 확산을 유발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김서현 기자의 보도입니다.

◀김서현 ▶
국내에서 2019년부터 지난해(2021년)까지 2년여간 아프리카돼지열병에 걸린 채 발견된 야생멧돼지 수는 모두 천 8백여 건.

지난달(2021년 12월)에는 전국적으로 128건이 보고됐고, 이중 경북 북부와 맞닿아 있는 강원도 영월· 삼척, 충북 단양·제천에서만 83건이 나왔습니다. 

경상북도 바로 위까지 내려온 겁니다. 

환경부는 지난 연말(2021년), 경북 북부 일대에 감염된 야생멧돼지의 남하를 저지하는 펜스, 이른바 '광역 울타리'를 급하게 설치했습니다.

단양에서 내려오는 멧돼지를 막는다는 목적으로 이곳 봉화의 36번 국도를 따라서 1.6m 높이의 철조망이 길게 설치돼 있습니다.

환경부가 설치한 울타리는 단양과 영주, 봉화, 울진을 가로지르는 길이 105km 하나, 괴산과 상주, 의성, 영덕을 가로지르는 120km 길이, 이렇게 두 개입니다. 

울타리 두 개를 설치한 데 든 국비는 110억 원.

현장을 직접 가봤습니다. 

고속도로나 국도를 따라 길게 이어진 울타리가 다리 아래나 교차로에서는 끊어집니다. 

사람과 차량 통행 때문인데, 역설적이게도 이 트인 지점을 통해 야생멧돼지도 넘나들 수 있습니다.

◀인터뷰▶김한나/ 대구대 연구교수
"모든 교차로마다 뚫려있고 이렇게 내려가는 여기를 전부 다 막지 못한다면, 완전히 틀어막지 않는 거라면 높이를 더 높이든 펜스를 더 튼튼하게 하든 여기 도로에서는 의미가 없다는 거죠."

아프리카 돼지 열병 확산 매개가 멧돼지뿐만 아니라 감염 발생지와 청정지역을 오가는 사람, 차량일 수도 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지난달(2021년 12월)부터 경북 북부 지역에 야생멧돼지 폐사체 수색반과 멧돼지를 포획하는 엽사 등이 집중적으로 투입되고 있습니다.

오는 3월까지 멧돼지 수색을 위해 봉화, 영주, 예천, 문경, 울진 지역에는 대구환경청과 지자체 인력 240명이 투입되고, 군부대 장병도 180명이 수색에 투입됩니다.  

멧돼지 포획에 엽사 200명이 역시 4개월가량 투입됩니다.

◀인터뷰▶ 조영석/대구대 교수
"사냥을 하는 분들 자체가 아무리 방역을 철저히 하려고 노력을 한다 그래도 사실 닿을 수밖에 없거든요. 오염지역을 들락날락했다면. 계속 오염물을 그 사람들이 나르는 역할을 할 수밖에 없죠."

환경부의 아프리카돼지열병 감염 방지 대책이 예방은커녕 오히려 확산을 유발하는 꼴이 될 수도 있습니다.

MBC뉴스 김서현입니다. (영상취재 차영우, C.G 이한나)

김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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