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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 마음 떠난 의대생들···파국 향해 돌아가는 시계


마음 떠난 의대생들 
대구권 의대들은 휴학계를 내겠다는 의대 학생들을 상대로 막바지 설득에 나서고 있지만 수업에 복귀하겠다는 학생은 적습니다.

대구가톨릭대 의대는 4월 15일부터 대면 수업을 시작하고 경북대 의대도 임상 실습도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참여 학생들이 적어 이대로면 무더기 휴학 또는 유급 사태가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한 의대 학장님은 이런 고민을 털어놓았습니다.

휴학하겠다는 의대 학생들을 일일이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설득을 해봤지만 대부분 2024년에는 쉬겠다는 대답이 돌아왔다고 합니다.

유럽의 경우, 의대 합격하면 진학을 늦추고 1~2년 쉬는 사람들이 많다는데, 두 달 넘게 쉬다 보니 그렇게 쉬는 시간을 갖는 것이 맞다는 생각을 한다는 학생들이 많다는 겁니다.

학장님은 이렇게 말씀하시더군요. 

"아이들이 의대 간다고 유치원 때부터 공부만 하다가 이번을 계기로 쉬어보니 휴식도 필요하고 휴식의 중요성도 알게 됐다"라고 하더라면서 인생의 의미를 찾아 여행도 가고 책도 읽고 친구들과 노는 것이 이렇게 즐겁고 또 필요한 일인 줄 몰랐다는 학생들이 많더라는 말을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학교로 돌아오는 학생들이 10~20% 정도일 것이라고 한숨을 쉬시더군요.

돌아오는 학생들도 대부분 한두 차례 휴학을 했거나 유급을 해서 더 이상 학업을 미루기 힘든 학생들이 많다고 했습니다.

문제는 1학년들

의대 1학년들은 휴학 자체가 금지돼 있어서 이들이 더 이상 수업에 나오지 않으면 유급 처리가 된다고 합니다.

1학년들이 무더기 유급이 되면 2025년에 학교로 돌아오는 것도 문제고 돌아와도 문제라고 합니다.

영남대 의대 관계자는 이렇게 말씀하시더군요.

"휴학하려는 학생들이 거의 80명, 내년에 새로 배정받은 신입생 120명이 새로 들어오면 내년에 2백 명이 돼 버리는데, 예를 들어 1학년들이 다 유급을 했다, 그럼 내년에 수업이 되겠냐? 당연히 안 되죠." 이러면서 걱정을 했습니다.

80명 정도 수업을 하다가 갑자기 2백 명이 되면 수업의 질은 둘째치고 강의실에 앉을 자리도 없다는 거죠.

의과대학마다 같은 상황이다 보니 학생들 설득에 더 매달리지만 학생들의 반응은 무심하다고 할 정도여서 애가 타들어 갑니다.

경북대 관계자는 "1학년들은 내년에 복학 자체가 100% 안 될 수도 있을 겁니다. 내년에 만약 복학한다면 복학생 수를 수업이 될 수 있는 수준으로 커트(조정)해야 안 되겠나··· 그런 상황을 학생들은 모르는 거죠." 이러면서 답답해했습니다.

경북대를 비롯해 의대마다 전체 학생들을 상대로 두세 차례씩 개별 면담을 진행하고 있지만 휴학하겠다는 학생들은 마음을 돌리지 않고 있습니다.

의대 학장과 교수들은 정부가 현실적인 해답을 내놓기를 바라고 있지만, 돌아오는 응답 없이 파국을 향한 시계만 돌아가고 있습니다.

김철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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